‣식물(食物)과 학문(學問)의 췌취(萃聚)
췌취작용중(萃聚作用中)에 가장 긴중(緊重)한 것은 식물(食物)의 췌취(萃聚)이니 식물(食物)은 일일(一日)에 재식(再食)치 아니하면 기아(飢餓)하고, 기아(飢餓)가 정도(程度)를 넘으면 생명(生命)을 유지(維持)치 못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일상활동(日常活動)하는 시간(時間)과 노력(努力)의 대부분(大部分)이 식물(食物)의 구득(求得)에 소비(消費)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식물(食物)이 있는 곳에 반드시 사람이 췌취(萃聚)하고 식물(食物)이 없으면 사람이 이산(離散)하나니, 역(易)에「何以聚人曰 財 = 무엇으로 써 사람을 취(聚)할고, 가로되 재(財)라」【註七】 함은 재(財)가 있는 곳에 사람이 취(聚)함을 말함이오, 이 까닭에 고래(古來)로 국가정책중(國家政策中)에 재정경리(財政經理)가 그 중심(中心)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역(易)에는 고대성인(古代聖人)이 괘상(卦象)을 취(取)하여 재(財)를 경리(經理)함을 말하되 「作結繩而爲網罟 以佃以漁 斲木爲耟 揉木爲耒 耒耨之利 以敎天下 日中爲市 致天下之民 聚天下之貨 交易而退 各得其所 刳木爲舟 剡木爲楫 舟楫之利 以濟不通 致遠以利天下 服牛乘馬 引重致遠 以利天下 斷木爲杵 掘地爲臼 臼杵之利 萬民以濟 = 결승(結繩)을 지어 그물을 만들어 써 사냥하고 써 고기를 잡으며 나무를 깎아 쟁기를 만들고 나무를 굽혀 따비를 만들어 뇌누(耒耨)의 이(利)로써 천하(天下)를 가르치며, 일중(日中)에 시장(市場)을 만들어 천하(天下)의 민(民)을 이르게 하고 천하(天下)의 재화(財貨)를 모여서 교역(交易)하여 물러가서 각각(各各) 그 소(所)를 얻게 하며, 나무를 파서 배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서 노를 만들어 주즙(舟楫)의 이(利)로 써 불통(不通)함을 건너고 원방(遠方)을 이르게 하여 써 천하(天下)를 이(利)하며, 소를 부리고 말을 타서 무거움을 이끌고 먼 곳을 이르게 하여 써 천하(天下)를 이(利)하며, 나무를 끊어서 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서 호악을 만들어 구저(臼杵)의 이(利)로 만민(萬民)이 써 제(濟)한다」【註八】하니, 그물은 수렵(狩獵)과 어업(漁業)이오. 뇌누(耒耨)는 농업(農業)이오, 시장(市場)은 교역(交易)이오, 주즙(舟楫)과 우마(牛馬)는 수송(輸送)과 무역(貿易)이오, 저구(杵臼)는 정미(精米)이라, 이는 고대(古代) 성인(聖人)이 민생(民生)에 필수(必需)한 물자(物資)와 기용(器用)을 풍후(豊厚)하게 하기 위(爲)하여 기물(器物)을 발명(發明)하고 제도(制度)를 창설(創設)함을 말함이다.
그런데 역(易)에는 그물․농구(農具)․주즙(舟楫)․저구(杵臼) 등(等)의 기물(器物)을 제작(製作)하고, 교역(交易)․교통(交通) 등(等)의 제도(制度)를 창설(創設)함에 있어서 대개(大槪) 괘상(卦象)을 취(取)함이라 하고, 또 「以制器者 尙其象 = 써 기(器)를 제(制)하는 자(者)는 그 상(象)을 상(尙)한다」【註九】한바, 예(例)컨대 그물은 이괘(離卦)의 상(象)을 취(取)하고, 농구(農具)는 익괘(益卦)의 상(象)을 취(取)하고, 주즙(舟楫)은 환괘(渙卦)의 상(象)을 취(取)하고, 우마(牛馬)는 수괘(隨卦)의 象을 取하고, 杵臼는 小過卦의 象을 取하고, 市場은 噬嗑卦의 상(象)을 취(取)함이라 하나, 그 상(象)을 여하(如何)히 취(取)한지(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아니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물(器物)과 제도(制度)가 지금으로 보면 극(極)히 용이(容易)한 일이나, 고대(古代)에 있어서는 모두 당세(當世)의 큰 발명품(發明品)이오, 또 괘상중(卦象中)에 아직 발견(發見)되지 아니한 우주(宇宙)의 비밀(秘密)이 얼마나 숨어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일이다.
그 다음에 중요(重要)한 췌취작용(萃聚作用)은 학문(學問)의 췌취(萃聚)이니, 이는, 사람은 육체(肉體)와 정신(精神)의 양물(兩物)로써 구성(構成)되고 있으므로 식물(食物)로써 육체(肉體)를 양(養)하고 학문(學問)으로써 정신(精神)을 양(養)하는 까닭이다. 자체(自體)가 생존(生存)하기 위(爲)하여 그 생존작용(生存作用)에 필요(必要)한 학문(學問)을 배움은 물론(勿論)이오, 나아가서 일세(一世)를 운영(運營)하는 경륜(經綸)도 이 학문(學問)에서 나오고 공간(空間)의 유심(幽深)을 탐색(探索)하여 자연계(自然界)를 개척(開拓)하고, 시간(時間)의 미래(未來)를 추지(推知)하여 써 민용(民用)에 전행(前行)함과 같은 큰 지혜(知慧)도, 모두 학문(學問)에서 나오는 것이니, 식물(食物)의 구득(求得)이 일상(日常)의 대욕(大欲)인 동시(同時)에 또한 일생(一生)의 대욕(大欲)임과 같이, 학문(學問)의 학습(學習)도 일상(日常)의 공부(工夫)인 동시(同時)에 또한 일생(一生)의 공부(工夫)가 되지 아니하면 안 되는 것이다. 공자(孔子)의 학문론(學問論)에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 분(憤)을 발(發)하매 식(食)을 망(忘)하고 낙(樂)하매 우(憂)를 망(忘)하여 노(老)의 장지(將至)함을 알지 못한다」【註十】함은, 학문(學問)하기 위(爲)하여 음식(飮食)을 잊는 때가 있고 연수(年數)의 부족(不足)함을 깨닫지 못함을 말함이니, 이는 학문췌취(學問萃聚)의 정(情)에는 공간(空間)의 제한(制限)도 없고 시간(時間)의 계선(界線)도 없고 인생(人生)의 일생(一生) 정열(情熱)로 되는 까닭이다.
'易學原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췌취는 분산중의 통합 (한장경저 역학원론) (0) | 2013.09.06 |
---|---|
점지진의 이 (한장경저 역학원론) (0) | 2013.09.06 |
권세와재화의 췌취 (한장경저 역학원론) (0) | 2013.09.06 |
항구는 변화중의 불변 (한장경저 역학원론) (0) | 2013.09.06 |
진화론과의 관계 (한장경저 역학원론) (0) | 2013.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