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위적질서와 교체적질서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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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三節 교역(交易)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은 정(精)과 기(氣)가 혼륜(渾淪)하고 있으나, 개체적(個體的)으로는 각자고유(各自固有)한 성정(性情)에 의(依)하여 기(氣)의 성(性)은 상(上)을 친(親)하여 등상(騰上)하고 정(精)의 성(性)은 하(下)를 친(親)하여 추하(墜下)하여 상하(上下)의 위(位)가 정(定)하니, 이는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이니 역(易)에 「天地定位 = 천지(天地)가 위(位)를 정(定)한다」【註一】함이 이것이오, 친상성(親上性)이 있는 기(氣)가 상(上)에 있으면 지(止)하여 하(下)에 하강(下降)치 아니하고, 친하성(親下性)이 있는 정(精)이 하(下)에 있으면 입(入)하여 상(上)에 상승(上升)치 아니하고, 기(氣)와 정(精)이 격부(隔否)하여 상교(相交)치 못하고 생존작용(生存作用)이 행(行)치 못함으로, 통체적(統體的)으로는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가 그 지위(地位)를 상역(相易)하여 기(氣)가 하(下)에 하강(下降)하고 정(精)이 상(上)에 상승(上升)한 연후(然後)에 기(氣)의 등상성(騰上性)과 정(精)의 추하성(墜下性)이 상하(上下)로 상교(相交)하나니, 이는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이니, 역(易)에 「天地交泰 = 천(天)과 지(地)가 교(交)함이 태(泰)라」【註二】함이 이것이다. 상하(上下)의 위(位)가 정(定)하여 있는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는 개체(個體)의 자주(自主)이오, 상(上)으로부터 하(下)에 하강(下降)하고 하(下)로부터 상(上)에 상승(上升)하여 지위(地位)가 상역(相易)하는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는 통체(統體)에의 주편(周遍)이니, 이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로 환역(換易)하는 것이 곧 교역(交易)의 형태(形態)이다.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에는 모두 교역(交易)의 상(象)이 있으니, 태양(太陽)이 상(上)에 있고 대지(大地)가 하(下)에 있어 상하(上下)가 정위(定位)함은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이오, 태양(太陽)의 광열(光熱)이 상(上)으로부터 하강(下降)하여 대지(大地)에 발시(發施)하고 대지(大地)의 운우(雲雨)가 하(下)로부터 상승(上升)하여 천지(天地)가 상교(相交)함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이니, 역(易)에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 천도(天道)는 하(下)로 제(濟)하여 광명(光明)하고 지도(指導)는 비(卑)하되 상(上)으로 행(行)한다」【註三】함은,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가 교역(交易)하는 상(象)을 말함이다. 화(火)는 염상(炎上)하고 수(水)는 윤하(潤下)하여 서로 위행(違行)함은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이오, 수(水)는 정중(鼎中)에 있고 화(火)는 정하(鼎下)에 있어 수화(水火)의 정위(定位)가 상역(相易)한 연후(然後)에 팽임(烹飪)의 공(功)이 이루어짐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이다. 소강절(邵康節)은 천지(天地)가 상교(相交)하는 상(象)을 말하되 「口目橫而鼻耳縱 何也 體必交也 故動者宜縱而反橫 植者宜橫而反縱 皆交也 = 구(口)와 목(目)은 횡(橫)하고 비(鼻)와 이(耳)는 종(縱)함은 무슨 일인고 체(體)가 반드시 교(交)함이라, 그런 고(故)로 동물(動物)은 마땅히 종(縱)할듯 하되 도리어 횡(橫)하고 식물(植物)은 마땅히 횡(橫)할 듯 하되 도리어 종(縱)함은, 모두 교(交)함이라」【註四】하니, 이는 동(動)과 종(縱)은 양성(陽性)의 상(象)이오 정(靜)과 횡(橫)은 음성(陰性)의 상(象)이라, 구(口)와 목(目)이 그 횡(橫)함은 지(地)를 상(象)하고 그 동(動)함은 천(天)을 상(象)하며, 비(鼻)와 이(耳)는 그 종(縱)함은 천(天)을 상(象)하고 그 정(靜)함은 지(地)를 상(象)한 것은, 천지(天地)의 양체(兩體)가 상교(相交)하여 생(生)한 까닭이오, 동물(動物)은 그 동(動)함이 천(天)을 상(象)함으로 마땅히 종(縱)할 듯 하나 도리어 지(地)를 상(象)하여 횡(橫)하며, 식물(植物)은 그 정(靜)함이 지(地)를 상(象)함으로 마땅히 횡(橫)할듯하나 도리어 천(天)을 상(象)하여 종(縱)하는 것은, 모두 천지(天地)가 상교(相交)한 상(象)임을 말함이다.

인신(人身)에 있어서는 비(鼻)는 천(天)의 기(氣)를 호흡(呼吸)하고 구(口)는 지(地)의 미(味)를 출납(出納)하고 인중(人中)의 처소(處所)는 비구(鼻口)의 중간(中間)에 위치(位置)하여 천지(天地)를 직선(直線)으로 연결(連結)하니, 마치 사람이 천지(天地)의 중간(中間)에 직립(直立)함과 같으므로 인중(人中)이라 칭(稱)하는 것이다. 이것을 개체적(個體的)으로 보면 인중(人中) 이상(以上)은 천(天)에 본(本)하고 천(天)은 양기(陽氣)이므로 천(天)을 향(向)하는 두(頭)는 기(奇)하고, 인중(人中) 이하(以下)는 지(地)에 본(本)하고 지(地)는 음정(陰精)이므로 지(地)에 착(着)한 양족(兩足)은 우(偶)하며, 두(頭)는 상(上)에 있고 족(足)은 하(下)에 있어 상하(上下)의 위(位)가 정(定)하니, 이는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이오, 통체적(統體的)으로 보면 음양(陰陽)의 위(位)가 교역(交易)하는데, 양(陽)의 성(性)은 동(動)하는 것이로되 두(頭)는 도리어 정(靜)하여야 하고 음(陰)의 성(性)은 정(靜)하는 것이로되 족(足)은 도리어 동(動)하여야 하나니, 만일 두(頭)가 동(動)하면 체머리가 되고 족(足)이 정(靜)하면 앉은뱅이가 되는 것이니, 이는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이다. 또 상하(上下)의 구규(九竅)에도 상교작용(相交作用)이 있으니, 인중(人中) 이상(以上)의 이(耳) 목(目) 비(鼻)는 그 체(體)는 모두 쌍규(雙竅)로 되어 우(偶)하여 음(陰)에 속(屬)하고 있으되 그 용(用)은 성(聲) 색(色) 취(臭) 등(等) 기(氣)를 소관(所管)하여 양(陽)의 작용(作用)을 행(行)하며, 인중이하(人中以下)의 구(口)와 양음(陽陰)은 그 체(體)는 모두 단규(單竅)로 되어 기(奇)하여 양(陽)에 속(屬)하고 있으되 그 용(用)은 음식(飮食)과 배설물(排泄物) 등(等) 질(質)을 소관(所管)하여 음(陰)의 작용(作用)을 행(行)하니 이것도 또한 교역작용(交易作用)에 의(依)하여 음양(陰陽)이 교체(交體)한 것이다. 사람의 장부(臟腑)에도 양질서(兩秩序)가 있으니, 열(熱)의 발원(發源)이 되는 심장(心臟)은 양성(陽性)이오 수(水)를 소관(所管)하는 신장(腎臟)은 음성(陰性)이라, 인신(人身)의 신(腎) 심(心)은 천지(天地)의 수화(水火)이니, 심(心)이 상(上)에 있고 신(腎)이 하(下)에 있음은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이오, 수화(水火)의 기(氣)가 삼초(三焦)를 통(通)하여 열(熱)이 하(下)에 하강(下降)하여 복부(腹部)가 열(熱)하고 냉(冷)이 상(上)에 상승(上升)하여 두부(頭部)가 냉(冷)하여 냉열(冷熱)이 상교(相交)함은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이다. 역(易)에는 수화(水火)의 정위(定位)를 「미제(未濟)」라 하고 수화(水火)의 교체(交體)를 「기제(旣濟)」라 하니 【註五】미제(未濟)는 수화(水火)가 상교(相交)치 못함으로 물(物)을 제(濟)치 못함이오, 기제(旣濟)는 수화(水火)가 상교(相交)함으로 물(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을 제(濟)함이다.

가정(家庭)에 있어서는 남성(男性)은 용(用)이오 여성(女性)은 체(體)이라, 부부(夫婦)의 항구도(恒久道)로는 정위적질서(定位的秩序)에 의(依)하여 남(男)이 일가(一家)를 통솔(統率)하여 가정(家庭)의 주(主)가 되어 마치 국가(國家)의 행정부(行政府) 원수(元首)가 정치(政治)의 통솔자(統率者)로 됨과 같음이니, 역(易)에 「恒久也 剛上而柔下 = 항(恒)은 구(久)함이니 강(剛)이 상(上)하고 유(柔)가 하(下)한다」【註六】한바, 강(剛)은 양(陽)이오 유(柔)는 음(陰)이라 이는 양(陽)이 상(上)에 있고 음(陰)이 하(下)에 있는 것이 부부(夫婦)의 항구(恒久)한 도(道)라 함이오, 또 부부(夫婦)의 감응도(感應道)로는 교체적질서(交體的秩序)에 의(依)하여 남(男)이 여(女)를 수(隨)하여 가사(家事)의 운영(運營)에 남(男)이 반드시 여(女)의 동의(同意)를 얻어서 마치 국가(國家)의 원수(元首)가 국책(國策)을 결정(決定)함에 반드시 국회(國會)의 인준(認准)을 구(求)함과 같음이니, 역(易)에 「咸 感也 柔上而剛下 男下女 = 함(咸)은 감(感)함이니 유(柔)가 상(上)하고 강(剛)이 하(下)하여 남(男)이 여(女)에 하(下)한다」【註七】한바, 이는 음(陰)이 상(上)에 있고 양(陽)이 하(下)에 있는 것이 부부(夫婦)의 감응(感應)하는 도(道)라 함이니, 이 양질서(兩秩序)의 교역(交易)이 있은 후(後)에 가정(家庭)의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이 모두 그 소의(所宜)를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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