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난의시용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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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난(蹇難)의 시용(時用)

 

천하(天下)의 사물(事物)은 안정(安貞)과 발용(發用)과의 대대(對待)로써 보면 안정(安貞)은 지정(止靜)하여 수렴(收斂)하려하고 발용(發用)은 유동(流動)하여 출현(出顯)하려하여 서로 향배추견(向背推牽)하는 형태(形態)는 건난(蹇難)치 아니한 것이 없으나, 또한 물(物)이 발용(發用)하여 유행(流行)함에는 먼저 그 본체(本體)를 안정(安定)하고 자체(自體)를 반성(反省)하여 실력(實力)을 수양(修養)한 연후(然後)에 출발(出發)을 재시(再始)하는 작용(作用)이 있으니, 이 반수작용(反修作用)이 곧 건난(蹇難)을 제(濟)하는 시용(時用)이 되는 것이다. 역(易)에 「蹇難也 險在前也 見險而能止知矣哉 蹇之時用 大矣哉 = 건(蹇)은 난(難)함이니 험(險)이 전(前)에 재(在)함이라 험(險)을 견(見)하고 능(能)히 지(止)하니 지(知)하다 건(蹇)의 시용(時用)이 대(大)하다」【註七】하고 또 「君子以反身修德 = 군자(君子)가 써 하여 신(身)에 반(反)하여 덕(德)을 수(修)한다」【註八】한바, 지(止)라 함은 지식(止息)함이 아니오 곧 성종성시(成終成始)하는 뜻이라, 일시(一時) 전진(前進)을 정지(停止)하고 자신(自身)을 안정(安定)하여 사세(事勢)의 추이(推移)를 정관(靜觀)함이오, 지(知)라 함은 이지적(理智的)으로 이해(利害)를 분석(分析) 비판(批判)하여 망진조동(妄進躁動)치 아니하고 시기(時機)의 도래(到來)를 대(待)함이라, 전로(前路)에 건난(蹇難)함이 있음을 보고 가(可)히 전왕(前往)할 수 없는 때는 지정(止靜)하여 반신자수(反身自修)하여 자신(自身)을 안정(安定)한 연후(然後)에 재출발(再出發)을 도모(圖謀)함이 곧 건난(蹇難)의 시용(時用)이며, 이 시용(時用)은 생존작용(生存作用)을 조해(阻害)하는 건난(蹇難)을 제(濟)하는 까닭에, 그 공용(功用)이 지대(至大)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안정(安貞)과 발용(發用)과의 작용(作用)은 안정(安定)의 속에 유동(流動)이 있고, 유동(流動)의 속에 안정(安定)이 있어, 유동(流動)하려하면 반드시 먼저 체(體)가 안정(安定)하여야 하고 안정(安定)하려하면 반드시 그 작용(作用)이 유동(流動)하여야 하는 것이오, 만물(萬物)의 운동과정(運動過程)에 나타나는 모든 안정(安定)과 유동(流動)의 형태(形態)는 모두 건난(蹇難)의 시용(時用)으로부터 생(生)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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