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간의 이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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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간(易簡)의 이(理)

 

그러므로 감응작용(感應作用)에는 「이간(易簡)」의 이(理)가 있으니, 역(易)에 「乾知大始 坤作成物 乾以易知 坤以簡能 易則易知 簡則易從 易知則有親 易從則有功 有親則可久 有功則可大 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 = 건(乾)은 지(知)하여 대시(大始)하고 곤(坤)은 작(作)하여 물(物)을 성(成)하며, 건(乾)은 이(易)로써 지(知)하고 곤(坤)은 간(簡)으로써 능(能)하며, 이(易)한즉 지(知)하기 쉽고 간(簡)한즉 종(縱)하기 쉬우며, 지(知)하기 쉬운즉 친(親)함이 있고 종(從)하기 쉬운즉 공(功)이 있으며 친(親)함이 있은 즉 가(可)히 구(久)하고 공(功)이 있은 즉 가(可)히 대(大)하며, 가(可)히 구(久)한즉 현인(賢人)의 덕(德)이오, 가(可)히 대(大)한즉 현인(賢人)의 업(業)이라」【註六】하니, 지(知)라 함은 의(義)의 정(精)함이니 만물(萬物)에 주편(周遍)하여 적의(適宜)히 재성(裁成)하는 뜻이라, 이는 양성(陽性)의 작용(作用)은 만물(萬物)에 주편(周遍)하여 물(物)을 대시(大始)하고, 음성(陰性)의 작용(作用)은 물(物)을 작위(作爲)하여 형질(形質)을 조성(造成)하는데, 양성(陽性)은 평이(平易)한 작용(作用)으로 써 주편(周遍)하고 음성(陰性)은 간약(簡約)한 작용(作用)으로 써 능사(能事)하는지라, 평이(平易)하면 주편(周遍)하기 쉽고 간약(簡約)하면 응종(應從)하기 쉬우며, 주편(周遍)하기 쉬우면 더불어 동심(同心)하는 자(者)가 많음으로 친화(親和)가 있고, 응종(應從)하기 쉬우면 더불어 협력(協力)하는 자(者)가 많음으로 실공(實功)이 있으며, 친화(親和)가 있으면 서로 잔해(殘害)함이 없음으로 가(可)히 장구(長久)하고, 실공(實功)이 있으면 사업(事業)이 점점(漸漸) 적성(積成)함으로 가(可)히 확대(擴大)하는 것이니, 이러한 연후(然後)에 비로소 일신(日新)의 성덕(盛德)이 행(行)하고 부유(富有)의 대업(大業)이 이루어짐을 말함이니, 곧 음양작용(陰陽作用)의 이간(易簡)의 이(理)를 인사(人事)에 의(擬)함이다. 발시(發施)하는 정령(政令)이 평이(平易)하고 가번(苛繁)치 아니하면 민중(民衆)에 주편(周遍)하기 쉬워서 상하(上下)가 친화(親和)하여 사회(社會)가 일신(日新)하고, 승수(承受)하는 민심(民心)이 간약(簡約)하고 번요(煩擾)치 아니하면 정령(政令)을 응종(應從)하기 쉬워서 실천(實踐)의 공(功)이 이루어, 사회(社會)가 부유(富有)하는 것이다. 역(易)에는 다시 이간(易簡)의 뜻을 말하되 「夫乾 其靜也專 其動也直 是以大生焉 夫坤 其靜也翕 其動也闢 是以廣生焉 廣大配天地 易簡之善配至德 = 그 건(乾)은 그 정(靜)하매 전(專)하고 그 동(動)하매 직(直)한지라 이로써 대(大)가 생(生)하고, 그 곤(坤)은 그 정(靜)하매 흡(翕)하고 그 동(動)하매 벽(闢)한지라 이로써 광(廣)이 생(生)하나니, 광대(廣大)는 천지(天地)에 배(配)하고 이간(易簡)의 선(善)은 지덕(至德)에 배(配)한다」【註七】하니, 건곤(乾坤)이라 함은 천지(天地)․남녀(男女) 등(等) 모든 음양성(陰陽性)의 체성(體性)을 상(象)함이라, 양성(陽性)의 작용(作用)은 그 정(靜)하매 전일(專一)하여 하등(何等)의 사사(私邪)가 없고 그 동(動)하매 강직(剛直)하여 하등(何等)의 왜곡(歪曲)이 없으므로 발시작용(發施作用)이 극(極)히 평이(平易)하여 만물(萬物)에 주편(周遍)하는 대(大)를 생(生)하고, 음성(陰性)의 작용(作用)은 그 정(靜)하매 보흡(保翕)하여 스스로 염장(斂藏)하고 그 동(動)하매 벽통(闢通)하여 스스로 수용(受容)함으로 승수작용(承受作用)이 극(極)히 간약(簡約)하여 만물(萬物)을 포함(包涵)하는 광(廣)을 생(生)하는데, 이간작용(易簡作用)의 광대(廣大)함은 천지(天地)와 같고 그 선(善)함은 천지(天地)의 지덕(至德)과 같다 함을 말함이다.

천지(天地)가 만물(萬物)을 생생(生生)하는 작용(作用)은 오직 이간(易簡)의 이(理)가 있을 뿐이라 사회(社會)에 있어서도 정령(政令)이 전직(專直)하여 일호사곡(一毫私曲)의 형(形)이 없으면 스스로 평이(平易)하고, 민심(民心)이 흡벽(翕闢)하여 일점강작(一點强作)의 적(迹)이 없으면 스스로 간약(簡約)하나니 이를 이간정치(易簡政治)라 하고, 이간정치(易簡政治)는 사회(社會)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의 최대(最大)의 선(善)이되고, 최성(最盛)의 도덕(道德)이 되는 것이다. 정치(政治)가 이간(易簡)치 못하면 감응작용(感應作用)이 행(行)치 못하여 스스로 험조(險阻)가 생(生)하나니, 험조(險阻)라 함은 역(易)에「夫乾 天下之至健也 德行恒易而知險 夫坤 天下之至順也 德行恒簡而知阻 = 그 건(乾)은 천하(天下)의 지건(至健)이라 덕행(德行)이 항상(恒常) 이(易)하여 험(險)함을 지(知)하고, 그 곤(坤)은 천하(天下)의 지순(至順)이라 덕행(德行)이 항상(恒常) 간(簡)하여 조(阻)함을 지(知)한다」【註八】하니. 양성(陽性)은 건(健)함으로 직(直)하여 간험(艱險)함이 없이 평이(平易)하니 양성(陽性)의 동(動)함이 직(直)치 못하면 험(險)이 되고, 음성(陰性)은 순(順)함으로 벽(闢)하여 조색(阻塞)함이 없이 간약(簡約)하나 음성(陰性)의 동(動)함이 벽(闢)치 아니하면 조(阻)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政治)가 이간(易簡)할수록 법령(法令)의 조문(條文)이 평이(平易)하고 간약(簡約)하여 민중(民衆)에게 주편(周遍)되기 쉽고, 또 민중(民衆)도 법령(法令)을 이해(理解)하여 실천(實踐)하기 쉬운 것이며, 정치(政治)가 험조(險阻)할수록 법령(法令)이 번가(繁苛)하여 천장만조(千章萬條)의 법문(法文)과 호분루석(毫分縷析)한 규정(規定)이 민중(民衆)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 고래(古來)로 법령(法令)이 평이(平易)․간약(簡約)함으로 인(因)하여 정치(政治)가 선행(善行)치 못한 예(例)가 없으니, 이는 민중(民衆)은 항상(恒常) 법령(法令)을 두려워하고 있으므로 법령(法令)이 아무리 이간(易簡)하더라도 그를 농간(弄奸)하는 자(者)는 민중(民衆)이 아니라, 도리어 법령(法令)을 만들어 내고 법병(法柄)을 잡고 있는 자(者)가 먼저 농간(弄奸)하는 것이니 집법자(執法者)가 직(直)하고 정치(政治)가 또 직(直)하면 아무런 농간(弄奸)도 없이 스스로 이간정치(易簡政治)가 행(行)하여 지는 까닭이다. 공자(孔子)의 정치론(政治論)에「擧直錯諸枉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 = 직(直)을 거(擧)하고 왕(枉)을 버린즉 민(民)이 복(服)하고 왕(枉)을 거(擧)하고 직(直)을 버린즉 민(民)이 복(服)하지 아니한다」하니, 이는 정직(正直)함을 좋아하고 왕곡(枉曲)함을 싫어함은 천하(天下)의 지정(至情)이라, 이 인정(人情)에 순응(順應)하여 정직(正直)한 사람을 거용(擧用)하고 정직(正直)한 일을 행(行)하면 민심(民心)이 스스로 통개(通開)하여 복종(服從)하고, 그와 반대(反對)로 인정(人情)에 역행(逆行)하여 왕곡(枉曲)한 사람을 거용(擧用)하고 왕곡(枉曲)한 일을 행(行)하면 민심(民心)이 스스로 폐격(閉隔)하여 복종(服從)치 아니함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정치(政治)가 직(直)한 연후(然後)에 능(能)히 민심(民心)에 직통(直通)하는 것이다.

註一. 繫辭下傳 第五章

註二. 咸卦彖傳

註三. 繫辭上傳 第八章

註四. 繫辭下傳 第五章

註五. 損卦六三爻 小象傳

註六. 繫辭上傳 第一章

註七. 繫辭上傳 第六章

註八. 繫辭下傳 第十二章

註九. 論語 爲政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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