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운행의 계통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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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組織)∙운행(運行)의 계통(系統)

 

이와 같이 만물(萬物)의 조직(組織)에는 음양성(陰陽性)이 있고 운행(運行)에는 사시성(四時性)이 있는데, 이것이 스스로 질서(秩序)가 정연(整然)한 한 계통(系統) 한 궤도(軌道)로 연계(連繫)되어 만물(萬物)의 생존법칙(生存法則)이 되고 있다. 역(易)에「言天下之至賾而不可惡也 言天下之至動而不可亂也 = 천하(天下)의 지잡(至雜)함을 말하되 가(可)히 염(厭)치 못하고 천하(天下)의 지동(至動)함을 말하되 가(可)히 난(難)치 못한다」【註十二】하니, 이는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이 일정(一定)한 계통(系統)과 궤도(軌道)가 있으므로, 만물(萬物)의 조직(組織)은 각기(各其) 독수(獨殊)한 형체(形體)를 가지고 천차만별(千差萬別)하여 실(實)로 천하(天下)의 지잡(至雜)이로되 조금도 염오(厭惡)할 바가 없고, 그 운행(運行)은 주류변동(周流變動)하여 잠시(暫時)도 지식(止息)치 아니하여 실(實)로 천하(天下)의 지동(至動)이로되 조금도 분란(紛亂)치 아니함을 말함이다. 우리 인생사회(人生社會)도 또한 만물(萬物)의 일부(一部)이라, 그 생존작용(生存作用)이 비록 지잡지동(至雜至動)하고 있으되 그 생존(生存)하는 법칙(法則)은 이 만물(萬物)의 생존법칙(生存法則)을 사류(事類)에 따라서 인신(引伸)․연장(延長)함에 불외(不外)하며 또 사람에게 비록 자유의지(自由意志)가 있어 자주적(自主的)으로 동정(動靜)하고 있으되, 사람의 육체(肉體)와 정신(精神)이 이미 자연법칙(自然法則)에 의(依)하여 생긴 것이라, 그 동정자체(動靜自體)가 또한 생존법칙(生存法則)의 범위(範圍)에 포함(包含)되어 일보(一步)도 그 범위외(範圍外)로 나가지 못하고, 사람의 행위(行爲)에 소위(所謂) 선(善)과 악(惡)이 있는데, 이 선악(善惡)도 또한 생존법칙(生存法則)의 범위(範圍)에 속(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은 생존법칙(生存法則)의 범위(範圍)에 계속(繫屬)되어 있으므로, 그 출생이전(出生以前)에 형성(形成)된 체질(體質)․성정(性情) 등(等) 천품(天稟)이 있고, 출생이후(出生以後)에 이미 정(定)하여진 자연환경(自然環境)이 있으니, 이 기성(旣成)한 천품(天稟)과 기정(旣定)한 환경(環境)이 있는 까닭에 소위(所謂) 운명(運命)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의 자유의지(自由意志)는 운명(運命)으로 더불어 대대(對待)하고 있는지라, 그러므로 사람의 일생활동(一生活動)은 생존법칙(生存法則)의 속에서 그 자신(自身)의 생존(生存)을 위(爲)하여 자유의지(自由意志)의 힘으로 써 운명(運命)을 개척(開拓)함에 있는 것이다.

註一. 繫辭上傳 第七章에「成性存存 道義之門=성(性)을 성(成)하고 존존(存存)함이 도의(道義)의 문(門)이라」하니, 존존(存存)은 존재(存在)하고 또 존재(存在)하여 영구(永久)히 그치지 아니함이오, 문(門)은 출입(出入)하는 곳이오, 도(道)는 운행(運行)하는 뜻이오, 의(義)는 재제(裁制)하는 뜻이라, 이는 만물(萬物)이 본연(本然)한 성(性)을 이루고 존지우존(存之又存)하여 그치지 아니한 연후(然後)에 운행(運行)과 재제(裁制)의 작용(作用)이 일출일입(一出一入)하고 일현일장(一顯一藏)함을 말함이니 존존(存存)은 영구(永久)히 존재(存在)한다는 뜻이다.

註二. 繫辭上傳 第五章「生生之謂易」

註三. 同上「富有之謂大業 日新之謂盛德=부유(富有)함을 대업(大業)이라 이르고 일신(日新)함을 성덕(盛德)이라 이른다」함을 해설(解說)한 것이다. 역학(易學)에는 덕(德)과 업(業)을, 사람의 행(行)할바의 최중(最重)한 일이라고 하니, 乾卦文言에「君子進德修業=군자(君子)가 덕(德)을 진(進)하고 업(業)을 수(修)한다」하고, 繫辭上傳 第一章에「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가(可)히 구(久)한즉 현인(賢人)의 덕(德)이오, 가(可)히 대(大)한즉 현인(賢人)의 업(業)이라」하고 繫辭上傳 第七章에「夫易 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그 역(易)은 성인(聖人)이 써 덕(德)을 높히고 업(業)을 넓히는바라」함은, 모두 덕(德)과 업(業)의 중요성(重要性)을 말함이다.

註四. 繫辭上傳 第四章

註五. 역괘(易卦)에 감괘(坎卦)는 수(水)가 되고 월(月)이 되며 이괘(離卦)는 화(火)가 되고 일(日)이 되니, 감(坎)은 일양(一陽)이 이음(二陰)의 속에 함(陷)함으로 내명외암(內明外暗)하고, 이(離)는 일음(一陰)이 이양(二陽)의 속에 근(根)함으로 외명내암(外明內暗)한 것이다.

註六. 說卦傳 第三章

註七. 說卦傳 第六章

註八. 說卦傳 第三章

註九. 說卦傳 第六章

註十. 說卦傳 第三章

註十一. 乾卦彖傳에「大哉乾元 萬物資始=대(大)하다 건원(乾元)이여 만물(萬物)이 자(資)하여 시(始)한다」함은 춘(春)의 상(象)이오,「雲行雨施 品物流形 = 운(雲)이 행(行)하고 우(雨)가 시(施)하여 품물(品物)이 유(流)하여 형(形)한다」함은 하(夏)의 상(象)이오,「乾道變化 各正性命 = 건도(乾道)가 변화(變化)하여 각각(各各) 성(性)과 명(命)을 정(正)한다」함은 추(秋)의 상(象)이오,「保合大和=대화(大和)를 보(保)하여 합(合)한다」함은 동(冬)의 상(象)이다. 건괘(乾卦)는 천(天)의 운행(運行)을 상(象)함으로 그 단전(彖傳)에 사시운행(四時運行)의 상(象)을 말한 것이다.

역(易)에는 또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상(象)을 원(元)․형(亨)․이(利)․정(貞)으로써 표시(表示)하니, 乾卦文言에「元者善之長也 亨者嘉之會也 利者義之和也 貞者事之幹也 君子 體仁足以長人 嘉會足以合禮 利物足以和義 貞固足以幹事 = 원(元)은 선(善)의 장(長)함이오 형(亨)은 가(嘉)의 회(會)함이오 이(利)는 의(義)의 화(和)함이오 정(貞)은 사(事)의 간(幹)이라, 군자(君子)가 인(仁)을 체(體)함이 족(足)히 써 인(人)을 장(長)하고 가회(嘉會)함이 족(足)히 써 예(禮)에 합(合)하고, 물(物)을 이(利)함이 족(足)히 써 의(義)를 화(和)하고 정고(貞固)함이 족(足)히 써 사(事)를 간(幹)한다」한바, 원(元)이라 함은 물(物)의 시생(始生)함이니, 천지(天地)의 생생작용(生生作用)은 모두 여기서 출발(出發)함으로, 시(時)에 있어서는 춘(春)이 되고, 만물(萬物)이 부모(父母)를 계(繼)하여 생(生)하는 자(者)는 선(善)치 아니 함이 없으므로, 인사(人事)에 있어서는 선(善)과 인(仁)이 되고, 운행(運行)에 있어서는 생장(生長)하는 뜻이 되는 것이다. 형(亨)이라 함은 생물(生物)의 통태(通泰)함이니, 천지(天地)의 생생작용(生生作用)은 모두 여기서 창달(暢達)함으로, 시(時)에 있어서는 하(夏)가 되고, 만물(萬物)이 창달(暢達)하는 자(者)는 자체내(自體內)의 가미(嘉美)가 모두 도회(都會)하여 절문(節文)을 채식(彩飾)하는 것이므로 인사(人事)에 있어서는 가(嘉)와 예(禮)가 되고, 운행(運行)에 있어서는 취회(聚會)의 뜻이 되는 것이다. 이(利)라 함은 생물(生物)이 생(生)을 성수(成遂)하여 수렴(收斂)함이니, 천지(天地)의 생생작용(生生作用)은 모두 여기서 적의(適宜)히 재제(裁制)되므로, 시(時)에 있어서는 추(秋)가 되고, 만물(萬物)의 재제(裁制)는 모두 각각(各各) 그 소의(所宜)를 얻는 것이므로 인사(人事)에 있어서는 의(義)가 되고, 운행(運行)에 있어서는 재성(裁成)의 뜻이 되는 것이다. 정(貞)이라 함은 생물(生物)이 이미 종(終)을 성(成)하여 견고(堅固)함이니, 천지(天地)의 생생작용(生生作用)은 모두 여기서 폐장(閉藏)함으로, 시(時)에 있어서는 동(冬)이 되고, 만물(萬物)이 폐장(閉藏)하는 자(者)는 체(體)를 완성(完成)하여 본간(本幹)이 식립(植立)하는 것이므로, 인사(人事)에 있어서는 사업(事業)이 되고, 운행(運行)에 있어서는 간사(幹事)하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物)이 시생(始生)하는 원(元)은 대시(大始)가 되고 통태(通泰)하는 형(亨)은 유형(流形)이 되고 수렴(收斂)하는 이(利)는 변화(變化)가 되고 견고(堅固)하는 정(貞)은 대화(大和)가 되는 것이다.

註十二. 繫辭上傳 第八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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