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의 사시성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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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運行)의 사시성(四時性)

 

천지일월(天地日月)이 운행(運行)하여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사시(四時)가 유역(流易)하고 있으므로, 만물(萬物)은 모두 사시(四時)의 순서(順序)를 따라서 생(生)․장(長)․성(成)․장(藏)하고 있으니, 역(易)에는 춘(春)의 생(生)함을「대시(大始)」라 하고 하(夏)의 장(長)함을「유형(流形)」이라 하고 추(秋)의 성(成)함을「변화(變化)」라 하고 동(冬)의 장(藏)함을「태화(太和)」라 한다.【註十一】(대화(大和)는 태화(太和)로 읽는다)

대시(大始)라 함은 춘(春)에 해동(解冬)하여 칩장(蟄藏)하던 물(物)이 생의(生意)를 발(發)하여, 초목(草木)의 신아(新芽)가 맹동(萌動)하고 칩충(蟄蟲)이 계출(啓出)함과 같음이니, 이는 물(物)의 발현단계(發顯段階)에 스스로 폐칩상태(閉蟄狀態)를 깨트리고 발동(發動)하는 시단(始端)이오, 유형(流形)이라 함은 하(夏)에 운행우시(雲行雨施)하여 시생(始生)한 물(物)이 유행(流行)하여 본래(本來)의 형상(形象)을 현현(顯現)하여, 초목(草木)의 간(幹)․경(莖)․지(枝)․엽(葉) 등(等)이 창무(暢茂)하고 자실(子實)이 결성(結成)되어 현재(現在)의 모체(母體)와 미래(未來)의 모체(母體)(발육중(發育中)의 자실(子實))가 그 대대작용(對待作用)이 모두 상견(相見)함과 같음이니, 이는 물(物)의 생장단계(生長段階)에 스스로 본유(本有)한 형태(形態)․성정(性情) 등(等)과 내포(內包)하고 있는 모든 모순(矛盾)․대립(對立)이 외현(外顯)함이오, 변화(變化)라 함은 추(秋)에 양기(凉氣)가 생(生)하여 이미 유형(流形)한 물(物)이 생장(生長)을 정지(停止)하고 수렴작용(收斂作用)을 행(行)하여 초목(草木)의 모수(母樹)는 노쇠(老衰)하고 자실(子實)이 성숙(成熟)하여 차대(次代)의 모체(母體)로 됨과 같음이니, 이는 물(物)의 수렴단계(收斂段階)에 폐고(弊故)한 자(者)가 퇴거(退去)하고 세대(世代)가 변혁(變革)함이오, 대화(大和)라함은 동(冬)에 천지(天地)의 기(氣)가 폐색(閉塞)하여 춘하추(春夏秋)에 벽통(闢通)한 물(物)이 내부(內部)에 귀장(歸葬)하고 모든 상반(相反)하는 생리(生理)가 통일체내(統一體內)에 화흡(化洽)하여 백곡과실(百穀果實)의 자인(子仁)이 피각중(皮殼中)에 굳게 포장(包藏)되고 백충(百虫)이 체내(體內)에 정기(精氣)를 심장(深藏)하고 칩거(蟄居)함과 같음이니, 이는 물(物)의 응장단계(凝藏段階)에 후일(後日)의 새로운 발동(發動)을 위(爲)하여 그 내부(內部)에 정기(精氣)가 회합충화(會合沖和)하여 통일적(統一的)으로 응결(凝結)함이다.

사시(四時)의 대시(大始)․유형(流形)․변화(變化)․대화(大和)의 상(象)은 모두 독자(獨自)한 변통작용(變通作用)을 행(行)하고 있는 것이니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에는 일정(一定)한 한도(限度)가 있는데 그 한도(限度)를 넘으면 궁극(窮極)에 이르러 도리어 그 생존(生存)을 조해(阻害)하는 것이므로, 사시(四時)의 유역(流易)에 의(依)하여 그를 변통(變通)하는 것이오, 소위(所謂) 변통(變通)이라 함은 전단계(前段階)와는 대대(對待)되는 작용(作用)을 행(行)하여 새로운 단계(段階)를 건설(建設)하는 것이다. 초목(草木)의 예(例)로 써 보건대, 대시단계(大始段階)는 생의(生意)가 발동(發動)하여 신아(新芽)가 급속(急速)히 발육(發育)하니 이는 전(專)혀 용(用)의 발현(發顯)이라, 용(用)의 발현(發顯)이 급속(急速)하고 또 과대(過大)하면 체(體)가 태완(怠緩)하고 연약(軟弱)하여 스스로 지탱(支撑)치 못함으로 유형단계(流形段階)로 이행(移行)한다. 유형단계(流形段階)는 지엽(枝葉)이 점차(漸次)로 충실(充實)하면서 자체(自體)의 본형(本形)이 완전(完全)히 나타나고 자실(子實)을 장육(長育)하는 것인데, 자실(子實)이 장육(長育)만 있고 수렴(收斂)이 없으면 차세대(次世代)를 성수(成遂)치 못함으로 변화단계(變化段階)로 이행(移行)한다. 변화단계(變化段階)는 지엽(枝葉)이 이미 노쇠(老衰)하고 자실(子實)이 성숙(成熟)하여 그 내부(內部)에 후일(後日)에 발생(發生)할 신생명(新生命)을 함유(含有)하고 모수(母樹)로부터 이탈(離脫)하여 차세대(次世代)의 부모(父母)로 화(化)하는 것인데, 만물(萬物)은 폐합(閉合)함이 견고(堅固)치 아니하면 후일(後日)의 신생명(新生命)의 발동력(發動力)이 강성(强盛)치 못하나니, 하추(夏秋)에 수확(收穫)한 곡물(穀物)의 종자(種子)를 당년(當年)에 파종(播種)하느니 보다, 일동(一冬)을 경과(經過)하여 파종(播種)하는 것이 그 발아력(發芽力)이 일층(一層) 강성(强盛)한 것은 이 까닭이라, 그러므로 변화단계(變化段階)는 대화단계(大和段階)로 이행(移行)한다. 대화단계(大和段階)는 자실(子實)을 굳게 염장(斂藏)하여 그 생의(生意)가 응축(凝蓄)되어 삼루(滲漏)치 아니함으로 폐합(閉合)함이 더욱 견고(堅固)한 것인데, 대화단계(大和段階)가 변통(變通)되지 아니하면 생생작용(生生作用)이 행(行)치 못함으로 다시 대시단계(大始段階)로 이행(移行)하는 것이니, 이가 곧 사시(四時)의 각단계(各段階)는 모두 전단계(前段階)와 대대작용(對待作用)을 행(行)하는 소이(所以)이다.

사시유역(四時流易)의 상(象)은 만사만물(萬事萬物)의 운행(運行)하는 법칙(法則)이 되는지라, 이를 모든 사물(事物)에 의(擬)하여 보건대 대시(大始)는 물(物)이 칩장(蟄藏)한 자(者)는 영원(永遠)히 폐색(閉塞)되는 것이 아니오, 그「정(情)」이 스스로 발동(發動)하여 외부(外部)에 출현(出現)치 아니할 수 없음이니, 정(情)이라 함은 소위(所謂) 생존본능(生存本能)이라 생활(生活)의 창조(創造)는 항상(恒常) 본능(本能)으로부터 시발(始發)하는 것이오, 유형(流形)은 물(物)이 이미 출생(出生)한 자(者)는 성장(成長)치(자라지) 아니할 수 없고 그 성장(成長)하는 과정(科程)에는 거기에 내포(內包)되어 있는 모든 상반(相反)되는 관계(關係)가 외현(外現)하는데, 그 상반(相反)의 속에는 또한 그를 제(濟)하여 상화상합(相和相合)으로 전화(轉化)하는 작용(作用)이 있으니, 이 작용(作用)을「시용(時用)」이라 하는 것이오, 변화(變化)는 물(物)의 성장(成長)이 일정(一定)한 한도(限度)에 이르면, 그 생(生)을 성수(成遂)하고 그 이상(以上) 더 발전(發展)할 수 없는 궁극(窮極)에 도달(到達)하여 스스로 변화(變化)를 일으켜 수렴작용(收斂作用)을 행(行)하면서 그 내부(內部)에 새로운 대대작용(對待作用)을 배태(胚胎)하나니, 이 변화(變化)의 상(象)을「역(易)」이라 하는 것이오, 대화(大和)는 물(物)이 이미 종(終)을 이루면 다시 시(始)치 아니함이 없고, 장차(將且) 시(始)하려 하는 절(節)에서 모든 상반작용(相反作用)이 통일(統一)되어 후일(後日)에 출생(出生)할 신생명(新生命)의 발동력(發動力)을 강성(强盛)하게 하나니, 이 통일(統一)의 상(象)을「중(中)」이라 한다. 이 사시유역(四時流易)의 이(理)를 상(象)한 정(情)․시용(時用)․역(易)․중(中)은 또한 만물(萬物)의 운행형태(運行形態)를 설명(說明)하는 역리(易理)의 특수용어(特殊用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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