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節 조직(組織)과 운행(運行)
‣천지(天地)와 일월(日月)의 작용(作用)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지(大地)에는 만물(萬物)이 만영(滿盈)하여 각기(各其) 독자(獨自)한 조직(組織)을 가지고 영원(永遠)히 자체(自體)를 존속(存續)하려 하나니, 역(易)에는 이를「존존(存存)」【註一】이라 하고, 존존(存存)한 만물(萬物)은 시(始)하면 종(終)하고 종(終)하면 시(始)하는 운행(運行)으로써 세세(世世)로 계승(繼承)하려 하나니, 역(易)에는 이를「생생(生生)」【註二】이라 하니, 존존(存存)하면서 생생(生生)하고 생생(生生)하면서 존존(存存)하는 것이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의 전형(全形)이다. 그리하여 대지상(大地上)에 생존(生存)하고 있는 만물(萬物)은 공간적(空間的)으로는 천종만류(千種萬類)가 미만충실(彌漫充實)하여 착종(錯綜)히 조직(組織)되고 있으니 역(易)에는 이를「부유(富有)」라 하고, 시간적(時間的)으로는 부단(不斷)히 변변화화(變變化化)하여 항상(恒常) 신단계(新段階)로 운행(運行)하고 있으니, 역(易)에는 이를「일신(日新)」이라 한다.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은 자체(自體)를 무한(無限)히 번식(蕃殖)하고 무한(無限)히 확대(擴大)하고 또 무한(無限)히 연장(延長)하려 하여 전(專)혀 부유(富有)와 일신(日新)의 작용(作用)을 행(行)하는 것이므로, 역(易)에는 부유(富有)를 상(象)하여「대업(大業)」이라 하고, 일신(日新)을 상(象)하여「성덕(盛德)」이라 하니【註三】,이는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을 인사(人事)에 의(擬)하여, 물(物)을 부유(富有)하느니 보다 더 큰 공업(功業)이 없고 물(物)을 일신(日新)하느니 보다 더 성대(盛大)한 도덕(道德)이 없음을 말함이다.
만물(萬物)은 모두 지(地)에 의착(依着)하고 지(地)는 또한 천(天)에 근저(根柢)하니, 천(天)은 기(氣)의 유행(流行)함이오 지(地)는 정(精)의 응주(凝做)함이라, 그러므로 천지간(天地間)에 생존(生存)하고 있는 만물(萬物)은 일물(一物)의 예외(例外)도 없이 모두 천(天)의 기(氣)를 부(父)로하고 지(地)의 정(精)을 모(母)로 하여 精과 氣가 聚合하여 이루어진 것이니, 易에「精氣爲物 = 精과 기(氣)가 물(物)이 된다」【註四】함은 이를 말함이다. 정(精)이라 함은 만물(萬物)의 형체(形體)를 조직(組織)하는 질(質)이오 기(氣)라함은 만물(萬物)이 (생명(生命)의) 운행(運行)하는 힘이니, 정(精)은 음성(陰性)을 띠고 취응(聚凝)하는 작용(作用)을 가지고 있고 기(氣)는 양성(陽性)을 띠고 고무(鼓舞)(동(動))하는 작용(作用)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러므로 만물(萬物)은 반드시 정(精)과 기(氣)의 양요소(兩要素)와 음(陰)과 양(陽)의 양성(兩性)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이(理)를 인신(人身)으로써 보면, 혈액근육(血液筋肉) 등(等)은 정(精)이오 활동(活動)하는 힘은 기(氣)이며, 수렴작용(收斂作用)을 행(行)하는 피부(皮膚)는 음(陰)이오 발동작용(發動作用)을 행(行)하는 혈관(血管)은 양(陽)이다.
천지(天地)의 사이를 운행(運行)하면서 주야(晝夜)․사시(四時)․삭망(朔望) 등(等)을 생(生)하여 만물(萬物)을 생성(生成)하는 자(者)는 일(日)과 월(月)인데, 일월(日月)의 정체(正體)는 역리(易理)로써 보면, 일(日)은 양정(陽精)이 취결(聚結)한 것으로서 화(火)의 상(象)이 되고, 월(月)은 음정(陰精)이 취응(聚凝)한 것으로서 수(水)의 상(象)이 되어, 천상(天上)의 일월(日月)은 지상(地上)의 수화(水火)와 같으므로, 일(日)은 화구(火球)이오 월(月)은 수구(水球)이다. 화(火)는 반드시 음성(陰性)의 물질(物質)에 의착(依着)한 연후(然後)에 형체(形體)를 이루는 것이므로, 일(日)도 또한 어떠한 음성(陰性)의 물질(物質)에 의착(依着)하여 광명(光明)을 발(發)하고 염열(炎熱)의 작용(作用)을 행(行)하는 것이오, 음성(陰性)의 물질(物質)에 의착(依着)한 까닭에 화(火)와 일(日)이 모두 외면(外面)은 광명(光明)하되 내부(內部)는 혼암(昏暗)하여 투명(透明)치 못하며, 수(水)는 기(氣)를 함장(含藏)하고 취응(聚凝)하여 액체(液體)를 이룬 것이므로 월(月)도 또한 수(水)와 준사(準似)하여 내부(內部)는 투명(透明)하되 외면(外面)은 혼암(昏暗)하여 일광(日光)을 받지 아니하면 광명(光明)을 발(發)치 못하는 것이다.【註五】일(日)이 지상(地上)에 향(向)하여 화(火)의 작용(作用)을 행(行)함과 같이 월(月)은 지상(地上)에 대(對)하여 수(水)의 작용(作用)을 행(行)하나니, 지상(地上)의 조석간만(潮汐干滿)이 주(主)로 월(月)의 인력(引力)으로써 행(行)하고, 여성(女性)의 매월경도(每月經度)가 월(月)의 행도(行度)와 관련(關聯)되고 있는 것이 그 일례(一例)이다. 그러므로 월(月)은 대지(大地)의 위성(衛星)이 되어, 이 대지(大地)에 태양(太陽)의 열(熱)이 과도(過度)한 때에 수구(水球)의 냉(冷)으로써 그를 조절(調節)하고, 태양(太陽)의 광명(光明)이 없는 야간(夜間)에 그 경면체(鏡面體)로써 태양(太陽)의 광명(光明)을 지상(地上)에 반영(反映)하나니, 이 까닭에 이 대지상(大地上)에는 한서(寒暑)․조습(燥濕)이 교착(交錯)하여 운우(雲雨)가 생기고 회(晦)․삭(朔)․현(弦)․망(望)이 반복(反復)하여 야간(夜間)에 광명(光明)을 받는 것이다. 이 이(理)를 인신(人身)으로써 보면, 한의학(漢醫學)에 말한 바와 같이, 열(熱)의 발원(發源)이 되는 심장군화(心臟君火)는 태양(太陽)의 상(象)이오, 수(水)를 주관(主管)하는 신장(腎臟)은 월(月)의 상(象)이오 명문(命門)의 상화(相火)는 지면(地面)이 태양(太陽)의 열(熱)을 받는 상(象)이오, 삼초(三焦)를 통(通)한 수승화강(水昇火降) 작용(作用)은 태허중(太虛中)의 운우(雲雨)의 상(象)이오, 간(肝)․심(心)․폐(肺)․신(腎)의 각기(各其) 특수(特殊)한 기능(機能)은 태양(太陽)의 운행(運行)에 의(依)하여 생기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상(象)이오, 비위(脾胃)의 중앙적(中央的) 기능(機能)은 사시(四時)를 일통(一統)한 일세(一歲)의 상(象)이다.
천지일월(天地日月)은 거대(巨大)한 형체(形體)의 조직(組織)이오 또 거대(巨大)한 힘의 운행(運行)이라, 그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의 상(象)이 곧 만물(萬物)의 생존(生存)하는 법칙(法則)이 되는 것이며, 만물(萬物)은 이 법칙(法則)의 속에서 생존(生存)하고 또 부단(不斷)히 생존작용(生存作用)을 행(行)하기 위(爲)하여 스스로 그 법칙(法則)을 본받은 조직체(組織體)와 운행력(運行力)을 가지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일월(天地日月) 내지(乃至) 만물(萬物)의 조직(組織)․운행(運行)은 모두 통일(統一)되고 있어, 천지일월(天地日月)로써 만물(萬物)을 보면 천지일월(天地日月)은 만물(萬物)의 생존(生存)하는 본원(本源)이 되고 있으나, 법칙(法則)으로써 천지일월(天地日月)을 보면 천지일월(天地日月)도 또한 만물(萬物)의 하나이다. 그리고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은 교호(交互)로 작용(作用)하여 그러한 조직체(組織體)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그러한 운행력(運行力)이 생(生)하고, 그와 반대(反對)로 그러한 운행(運行)을 하기 위(爲)하여 그러한 조직체(組織體)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萬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에는 반드시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의 상이(相異)한 양작용(兩作用)이 있으되, 또한 서로 혼륜(渾淪)하고 있어, 별개(別個)로 분립(分立)된 양물(兩物)이아니오 곧 일물(一物)의 양면작용(兩面作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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