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리와 정치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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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리(易理)와 정치(政治)

 

그러므로 역학(易學)은 천지만물(天地萬物)이 공간적(空間的)으로는 여하(如何)히 구성(構成)되고 여하(如何)히 운동(運動)하고 또 여하(如何)히 서로 관섭(關涉)하고 있으며, 시간적(時間的)으로는 여하(如何)히 운행(運行)하고 여하(如何)히 변천(變遷)하고 또 여하(如何)한 단계(段階)로 추이(推移)하고 있는가를 관찰(觀察)하여, 그 상(象)으로써 조직(組織)․운행(運行)의 법칙(法則)을 밝히고, 그 법칙(法則)을 인생사회(人生社會)의 생존사업(生存事業)에 적용(適用)하여 인생사회(人生社會)로 하여금 천지(天地)로 더불어 함께 영원(永遠)히 생존(生存)케 하는 것이니, 이것이 역학(易學)의 본지(本旨)이다. 소위(所謂) 학술(學術)이나 정치(政治)같은 것도, 그것이 인생사회(人生社會)의 영원(永遠)한 생존(生存)을 도모(圖謀)하고, 그 사회내(社會內)에서 필부필부(匹夫匹婦)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생존(生存)의 즐거움을 안향(安享)케하는 사업(事業)이오, 이 사업이외(事業以外)에 따로 학술(學術)이나 정치(政治)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역학(易學)은 사람으로 하여금 천지(天地)의 법(法)과 상(象)을 본받아서 사람된 도리(道理)를 다하고 삼재(三才)의 위(位)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삼재(三才)라 함은 상(上)에 천(天)이 있고 하(下)에 지(地)가있고 그 중간(中間)에 사람이 직립(直立)하여 천지(天地)를 연결(連結)하고 있으므로 천(天)․지(地)․인(人)을 삼재(三才)라 하는데, 원래(元來) 만물(萬物)은 모두 천(天)을 부(父)로 하고 지(地)를 모(母)로 하고 그 중간(中間)에 자녀(子女)로서 출생(出生)함으로 부모(父母)인 천지(天地)와 자녀(子女)인 만물(萬物)을 합(合)하여 삼재(三才)라 하는 것이나, 동식물(動植物)은 우매(愚昧)하여 천지(天地)의 법상(法象)을 본받지 못하고 오직 사람이 최령(最靈)하여 능(能)히 천지(天地)의 생존법칙(生存法則)을 본받을 수 있으므로 만물중(萬物中)의 최장자(最長者)로서 삼재(三才)의 위(位)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사람의 형체(形體)를 가지고 있는 것만이 사람된 도리(道理)를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천지(天地)의 생존법칙(生存法則)을 본 받아서 사회(社會)의 생존사업(生存事業)을 개성(開成)하는 때에 비로소 삼재(三才)의 位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학(易學)은 역(易)에「觀乎天文 以察時變 觀乎人文 以化成天下 = 천문(天文)을 관(觀)하여 써 시변(時變)을 살피고 인문(人文)을 관(觀)하여 써 천하(天下)를 화성(化成)한다」【註六】함과 같이, 천지(天地)의 운행(運行)․변화(變化)하는 상(象)을 살피는 천문학(天文學)인 동시(同時)에 또한 인세(人世)의 생활(生活)․문화(文化) 등(等)을 보아서 써 사회(社會)의 생존사업(生存事業)을 성수(成遂)하는 인문학(人文學)이다. 천지(天地)의 자연법칙(自然法則)은 지공무사(至公無私)하고 지미지선(至美至善)하여 능(能)히 미리(美利)로써 천하만물(天下萬物)을 이(利)하게 하고 있는지라, 사회(社會)의 생존사업(生存事業) 특(特)히 전국민(全國民)의 살림을 맡아 보는 정치(政治)는 반드시 이 법칙(法則)을 본받은 연후(然後)에 비로소 영원(永遠)히 생생(生生)․존존(存存)할 사회(社會)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註一. 繫辭下傳 第一章

註二. 繫辭下傳 第三章

註三. 繫辭上傳 第十一章

註四. 팔물(八物)의 이(理)를 인신(人身)의 병리(病理)에 응용(應用)한 것은 한의학(漢醫學)의 음양(陰陽)․허실(虛實)․한열(寒熱)․표리(表裏)의 팔요(八要)이니, 천(天)은 양(陽)이오 지(地)는 음(陰)이므로 음양(陰陽)은 천지(天地)의 이(理)를 취(取)한 것이오, 허(虛)라함은 정기(正氣)의 부족(不足)함이오 실(實)이라함은 병사(病邪)의 기(氣)의 유여(有餘)함이니 허실(虛實)은 기(氣)의 작용(作用)이므로 뇌풍(雷風)의 이(理)를 취(取)한 것이오, 한열(寒熱)은 수화(水火)의 이(理)를 취(取)한 것이오, 표(表)라함은 병사(病邪)가 외부(外部)에 있음이오 이(裏)라함은 병사(病邪)가 내부(內部)에 있음이니, 표리(表裏)는 병사(病邪)의 소재(所在)한 위치(位置)의 형(形)을 말함이므로 산택(山澤)의 이(理)를 취(取)한 것이다.

註五. 繫辭上傳 第十一章

註六. 賁卦彖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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