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일장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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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현일장(三顯一藏)의 이(理)

 

절(節)이라 함은 그 한도(限度)에 지(止)하는 것이므로, 거기에는 스스로 수(數)가 있으니 천체(天體)의 운행(運行)으로써 보면 행성(行星)의 태양(太陽)에 대(對)한 공전주기(公轉週期)는 대략(大略) 금성(金星)이 이백이십사일(二百二十四日) 칠(七)이오, 대지(大地)가 삼백육십오일(三百六十五日) 이오(二五)이오, 화성(火星)이 육백팔십육일(六百八十六日) 구팔(九八)이오, 목성(木星)이 사천삼백삼십이일(四千三百三十二日) 오구(五九)이며, 월(月)의 운행(運行)은 일삭망월(一朔望月)이 이십구일(二十九日) 오삼(五三)이오, 일교점월(一交點月)이 이십칠일(二十七日) 이일(二一)인 것 등(等)이 모두 절(節)의 수(數)이다. 소강절(邵康節)은 생존작용(生存作用)의 삼현일장(三顯一藏)의 수(數)를 말하되 「天地之體數四 而用者三 不用者一 = 천지(天地)의 체수(體數)가 사(四)에, 용(用)하는 자(者)가 삼(三)이오 불용(不用)하는 자(者)가 일(一)이라」【註十五】하니, 이는 천지(天地)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은 그 체수(體數)가 사(四)인데 삼(三)만이 현용(顯用)하고 일(一)은 퇴장(退藏)하여 생존작용(生存作用)의 원(源)을 온축(蘊蓄)하여 써 현용(顯用)에 대비(對備)함을 말함이다. 천(天)의 사시(四時)에 동(冬)이 퇴장(退藏)하여 만물(萬物)이 귀로(歸勞)하고, 인신(人身)의 상하전후(上下前後)에 배(背)가 퇴장(退藏)하여 상하전(上下前)이 모두 홀로 운동(運動)하고 있으되 오직 배(背)는 홀로 운동(運動)치 못하고 지(地)의 사유(四維)에 극지(極地)가 퇴장(退藏)하여 만물(萬物)이 생육(生育)치 못하니, 이가 모두 삼현일장(三顯一藏)이다. 그러나 이 퇴장부(退藏部)는 모두 고장(庫藏)의 임무(任務)를 가지고 있으니 동(冬)은 명춘(明春)의 생육작용(生育作用)에 대비(對備)하여 대화(大和)를 보합(保合)하는 고장(庫藏)이오, 배(背)는 장부(臟腑)의 주요기관(主要器官)이 모두 배(背)에 계속(係屬)하여 일신(一身)의 생리(生理)를 주관(主管)하는 고장(庫藏)이니 이 불용(不用)하는 일(一)이 곧 가장 대용(大用)하는 일(一)이라, 대지(大地)의 극지(極地)도 또한 지력(地力)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을 위(爲)하여 어떠한 고장적(庫藏的) 임무(任務)를 다하고 있음이 틀림없는 일이다.

물(物)의 운행과정(運行過程)의 퇴장부(退藏部)는 생존작용(生存作用)이 지(止)하여 절(節)을 이루는 곳이라, 그러나 지(止)하여 절(節)을 이루고 있음은 영구(永久)히 지(止)함이 아니오, 그절(節)에서 종(終)을 이루는 동시(同時)에 또한 시(始)를 이루어 다시 출발(出發)하려하는 귀로처(歸勞處)이다. 동(冬)의 대화(大和)는 만물(萬物)의 성종성시(成終成始)하는 단계(段階)이므로, 역(易)에는 동춘(冬春)의 교(交)에 일년중(一年中) 최대(最大)의 절(節)이 결성(結成)한다 하여 「견다절(堅多節)」【註十六】의 상(象)이 있음을 말하고, 주공(周公)은 「冬日之閉凍也 不固則 春夏之長 草木也 不茂 = 동일(冬日)의 폐동(廢凍)함이 고(固)치 아니하면 춘하(春夏)의 초목(草木)을 장(長)함이 무(茂)치 못하다」【註十七】함은 동(冬)의 폐동(廢凍)은 일년(一年)의 대절(大節)을 이루어 물(物)의 다음 단계(段階)로 발현(發顯)할 정기(精氣)를 보합(保合)하고, 또 보합(保合)의 도(度)가 강(强)할수록 그에 정비(正比)하여 발현(發顯)의 도(度)가 또한 강(强)한 것인데, 폐동(廢凍)함이 강(强)치 못하면 다음해의 생장(生長)이 또한 무성(茂盛)치 못하다 함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물(物)의 생존작용(生存作用)은 반드시 삼현일장(三顯一藏)의 이(理)에 의(依)하여 사(四)의 일(一)이 퇴장(退藏)하여 절(節)을 이루어 정기(精氣)를 보합(保合)치 아니하면 안되나니, 사람의 일일중(一日中) 동작(動作)과 수면(睡眠)같은 것도 대개(大槪) 사분지삼(四分之三)을 동작(動作)하고 사분지일(四分之一)을 수면(睡眠)하여 정기(精氣)를 축양(蓄養)하여 써 차일(次日)의 활동(活動)에 대비(對備)하고, 체력(體力)과 정력(精力)의 사용(使用) 같은 것도 또한 사분지일(四分之一) 정도(程度)의 여축(餘蓄)을 두지 아니하면 용력(用力)이 과도(過度)하여 심대(甚大)한 피로(疲勞)를 느끼는 것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遠輸則百姓貧 力屈財殫 中原內虛於家 百姓之費 十去其七 = 원수(遠輸)한즉 백성(百姓)이 빈(貧)하여 역(力)이 굴(屈)하고 재(財)가 다하여 중원(中原)이 내(內)로 가(家)가 허(虛)하고 백성(百姓)의 비(費)가 십(十)에 칠(七)을 거(去)한다」【註十八】하니, 십(十)의 칠(七)은 대개(大槪) 사분(四分)의 삼(三)이라, 전선(戰線)이 노원(路遠)하여 운송(運送)에 많은 재력(財力)을 소비(消費)하면, 자연(自然)히 병력(兵力)과 물자(物資)를 십(十)의 칠(七) 정도(程度)를 징발(徵發)하게 되어 백성(百姓)이 곤궁(困窮)하게 되는 것이므로, 백성공역(百姓供力)의 최대한도(最大限度)를 십(十)의 칠(七) 이내(以內)에 한지(限止)하여야 할 것을 말함이다. 지금에 국민(國民)의 식량문제(食糧問題) 같은 것도 국민(國民) 총생산량(總生産量)의 사분지삼(四分之三)이 일년중(一年中)에 소비(消費)되고 사분지일(四分之一)이 차년도(次年度)로 이월(移越)하여 써 항상(恒常) 여력(餘力)을 비축(備蓄)하는 것이 식량정책(食糧政策)의 이상(理想)이라고 하는 것도 또한 삼현일장(三顯一藏)의 이(理)에 명합(冥合)하는 것이다. 사람이 일상(日常)의 대인접물(對人接物)에도 이 이(理)가 있으니, 소강절(邵康節)은 말하되 「凡事爲之極 幾十之七則 可以止矣 = 무릇 사위(事爲)의 극(極)은 거의 십(十)의 칠(七)이면 가(可)히 써 지(止)할지라」【註十九】하니, 이는 예(例)컨대 음주(飮酒)함에는 주량(酒量)의 십(十)의 칠정도(七程度)에 지(止)하고, 분노(憤怒)가 발로(發露)하는 때는 십(十)의 삼(三) 정도(程度)를 인내(忍耐)하여 과도(過度)함을 후회(後悔)하는 일이 없게 하고, 권세(權勢)를 장악(掌握)하는 때에 십(十)의 삼(三) 가량(假量)을 타(他)에 양보(讓步)하여 독권전천(獨權專擅)한다는 혐기(嫌忌)를 피(避)하라 함을 말함이다.

註一. 乾卦彖傳

註二. 論語爲政篇

註三. 史記管晏列傳

註四. 繫辭上傳 第十一章

註五. 洪範九宮圖는 다음과 같다

註六. 復卦彖傳

註七. 徐花潭 先生集 復其見天地之心篇

四 九 二

三 五 七

八 一 六

註八. 上註는 姤卦彖傳이오 下註는 姤卦大象傳이다

註九. 繫辭下傳 第一章

註十. 節卦彖傳

註十一. 未濟卦 上九爻 小象傳

註十二. 節卦九五 上六爻辭

註十三. 小過卦彖傳

註十四. 小過卦大象傳

註十五. 皇極經世觀物外篇上

이理를 八卦로써 보면 乾․坤․坎․離 四卦는 反易이 없음으로 原數대로 四가되고, 震과 艮은 反易함으로 一이되고, 巽과 兌는 또한 反易함으로 一이되어, 모두 合하여 六이 되니, 이는 體가 八이오 用이 六이다. 또 六十四卦로써 보면 乾․坤․坎․離․頤․大過․中孚․小過 八卦는 反易이 없음으로 原數대로 八이 되고, 그 나머지 五十六卦는 모두 反易함으로 二十八이 되어, 合하여 三十六이 되는데, 六十四는 八八의 因重이오 三十六은 六六의 因重이니, 이도 또한 體가 八이오 用이 六이다 八과 六은 곧 四와 三의 比이므로 八卦와 六十四卦는 三顯一藏의 象이 되는 것이다.

註十六. 說卦傳 第十一章 艮卦

註十七. 韓非子 解老論

註十八. 孫子 作戰篇

註十九. 皇極經世觀物外篇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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