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과사정 정대본능 (한장경저 역학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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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五節 삼정(三情)과 사정(四情)

‣정대본능(正大本能)

 

천지만물(天地萬物)에는 공통(共通)으로 감응(感應) 췌취(萃聚) 항구(恒久)의 삼정(三情)이 있으나 오직 천지(天地)에는 삼정(三情)의 이외(以外)에 또 「정대(正大)의 정(情)」이 있다. 천지(天地)와 만물(萬物)은 한 태일체(太一體)를 이루고 있어 천지(天地)의 이외(以外)에 따로 만물(萬物)이 있는 것이 아니오, 일월대지(日月大地)도 또한 만물(萬物)의 하나로서 만물(萬物)이 없으면 천지(天地)도 있을 수 없다. 다만 천지(天地)와 만물(萬物)의 상이(相異)한 바는, 천지(天地)라 함은 태일체(太一體)인 통체(統體)를 말함이오, 만물(萬物)이라 함은 각(各) 부분(部分)인 개체(個體)를 말함이다. 그러므로 태일체(太一體)의 속에 포함(包含)되어 있는 만물(萬物)은 비록 태일체(太一體)의 일원(一員)이 되고 있으되 모두 독수(獨殊)한 개체(個體)를 가지고 통체(統體)의 일부분(一部分)을 이루고 있으니, 이 통체(統體)와 개체(個體)와의 상이(相異)가 곧 천지(天地)와 만물(萬物)과의 상이(相異)한 바이다. 천지태일체(天地太一體)의 조직(組織)은 천수만분(千殊萬分)한 물(物)을 한 계통(系統)에 연계(連繫)하여 스스로 혼연범위(渾然範圍)하여 편(偏)치 아니하니 이 작용(作用)을 정(正)이라 하고, 천지태일체(天地太一體)의 운행(運行)은 능(能)히 만물(萬物)에 관통(貫通)하고, 또 능(能)히 만물(萬物)을 통어(統御)하여 어느 일물(一物)의 유기(遺棄)함도 없이 스스로 통일운동(統一運動)을 행(行)하여 국(局)치 아니하니 이 작용(作用)을 대(大)라 하니, 천지(天地)의 작용(作用)은 스스로 정(正)하고 스스로 대(大)하여 이 정대작용(正大作用)이 한 본능(本能)으로 되어 있으므로, 역(易)에는 「正大而天地之情可見矣 = 정(正)하고 대(大)함에 천지(天地)의 정(情)을 가(可)히 견(見)한다」【註一】한 것이다.

천지태일체(天地太一體)의 조직(組織)과 운행(運行)에는 무위(無爲)히 또 자연(自然)히 발로(發露)하는 정대(正大)의 정(情)이 있으나, 만물(萬物)의 개체(個體)는 그 조직(組織)이 편(偏)하여 정(正)치 못하고 그 운행(運行)이 국(局)하여 대(大)치 못하니, 뇌풍(雷風) 수화(水火) 산택(山澤) 내지(乃至) 동물(動物) 식물(植物) 같은 것이 모두 일편(一便)의 임무(任務)밖에는 행(行)치 못함은 물론(勿論)이오, 일월대지(日月大地)와 같은 지거지대(至巨至大)한 물(物)도 또한 모두 개체(個體)로 되어 각기(各其) 독자적(獨自的)인 편국(偏局)한 기능(機能)밖에는 가지지 못하니, 이 까닭에 정대(正大)의 정(情)은 오직 천지태일체(天地太一體)에만 있고 만물(萬物)의 개체(個體)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 인생(人生)도 한 개체(個體)로 되어 있는지라, 또한 편국(偏局)하고 정대(正大)의 정(情)이 없으니, 이가 사람이 스스로 인간(人間)의 불완전(不完全)함을 탄식(歎息)하는 소이(所以)이다. 다만 사람은 그 신체(身體)의 조직(組織)이 천지태일체(天地太一體)를 통관(通貫)하고 그 정신(精神)의 운행(運行)이 능(能)히 정대작용(正大作用)을 본받을 수 있는 소질(素質)을 가지고 있으니, 이가 사람이 동물(動物)이나 식물(植物) 등(等)과 상이(相異)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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